[ 일본군 / 군인 / 밀리터리 이야기 ] 구 일본제국 헌병대 '겐뻬이타이' 설명 및 이야기
우리가 일본의 식민통치 시절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 '헌병'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악역으로 심심치않게 나왔고 따악 일본 군국주의의 대표 이미지 그 자체인 이 기관은 1881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육군의 군사법경찰 역할을 한 기관이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국가의 '군사법경찰'이 아니라 일본제국의 헌병대는 정보기관+정치비밀경찰의 역할과 권한까지 겸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상식으로 통용되는 헌병의 정의를 벗어난다. 특이한 점은 일본 헌병대는 육군의 조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해군성 장관의 지휘를 받아 해군헌병의 역할도 겸하고 있었고 민간 사회에서는 내무대신과 법무대신의 지휘 아래 사법경찰의 역할도 수행했다는 것이다. 일본은 1881년 프랑스 국가헌병대(gendamarie) 를 본따 헌병대를 창설하고 1898년에는 집행/사법경찰의 역할이 추가된다. 이 조항은 1945년까지 26번 수정되었다. 프랑스 국가헌병대 제도는 헌병이 군 뿐만이 아닌 민간의 치안역할까지 맡는 보다 포괄적인 제도임.
나치 독일의 친위대 SS가 경찰권을 가지고 있었고 게슈타포 (비밀경찰)와 SD(보안방첩대)를 휘하에 두고 정보기관 및 공안경찰 역할까지 장악했던 것과 같은 맥락임)
헌병대 병사.
구식 군복인 소5식 군의를 착용한 헌병대원들.
1907년에는 조선에 주둔중인 일본 육군의 질서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조선에 파견되었고 1910년까지 헌병 본연의 임무를 수행함. 일본 본토 지역에서는 내무성 장관의 지휘를 받고 점령지나 해외 주둔지에서는 전쟁성 장관의 지휘를 받아 민간인에게 사법경찰 역할을 수행했고 일본 경찰내에 공안 임무를 띤 '도코' (특별고등경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성격의 비밀경찰 활동을 함. 민간인이 헌병에게 체포되었을 경우는 일반 형사법정으로 이관되게 되어 있었으나 헌병대는 민간인들 특히 조선과 해외 식민지의 민간인들에게 매우 잔인한 면모를 보인다. 1910년부터 조선 주둔 헌병대는 주 임무가 군경찰이 아닌 일반 사법경찰로 변환된다. (헌병경찰 통치시대)
헌병대는 사실 식민지뿐 아니라 일본 본토에서도 공포의 대상이었을 뿐 아니라 같은 일본군 내에서도 매우 꺼려하는 조직이었음.
헌병대는 1935년부터 37년까지 헌병사령관을 지낸 도조 히데키가 훗날 태평양 전쟁당시 수상이 되어서도 마치 개인 사병조직처럼 써먹었음.
헌병대의 큰 역할 중 하나가 전선에 있는 병사들을 독려 (라고 하지만 사실은 협박질)하기 위한 독전대 역할이었음. 당시 헌병의 위상은 막강해서 헌병 상등병 (헌병은 이등병 일등병이 없었음) 이 일본군 일반 병사를 즉결처분할 권한이 있었음. (일본 군인에게 이정도 권력을 휘두를 정도면 식민지인들에게는 어땠을지 상상해 보라).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를 보면 이오지마 전선으로 배속되 온 헌병출신 병사를 다른 병사들이 상당히 안좋게 생각하는 장면이 나옴. 나중에 자초지종을 듣고 친해지긴 하지만.
헌병대 장교.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1939-1945) 때부터 일본 본토, 만주, 중국 조선 주둔 헌병 장교들은 팔에 차는 완장을 차지 않게 됨.
남방전선에 주둔한 헌병 장교들만 한자로 '헌병' 영어로 MP라고 병기된 완장을 참. 병사와 하사관은 모두 완장을 차므로 금방 식별이 가능함.
헌병의 복장은 일반 육군이랑 동일하고 병과색은 검은색, 비표는 검은색 갈매기 모양.
헌병대는 병사도 하사관용 군도 (군인이 차는 칼)를 보급받았고 가장 기본적인 무장은 권총과 38식, 99식 소총을 가지고 다님.
구형 헌병 군복 실물. 옷깃에 검은색 헌병 병과장이 보임.
1938년부터 이 군복은 폐지되고 어깨에 견장이 없어지고 칼라계급장으로 통일된 98식 군복으로 바뀜.
일본 군복 복제는 프랑스식+독일식의 혼합 및 변형임.
1940년대의 전형적 헌병장교. 입고 있는 군복은 열대형 (트로피컬 튜닉)이고 헌병 완장은 착용하지 않은 대신 왼쪽 주머니 위에 검은색 갈매기 모양의 헌병 비표가 보인다. 저 열대형 군복은 98년식 군복 (1938-1945)의 남방전선형 버전으로 (조선주둔군도 여름에 입음) 저렇게 흰색 와이셔츠를 착용한 위에 입는 것이 규정이었으나 짬이 좀 되는 장교들은 날씨가 하도 더워서 와이셔츠를 안입고 상남자마냥 맨 웃통에 쳐입어 가슴털이 삐져나온 게 보였다는 썰이 있다. 입고 있는 사람은 대만계 미국인으로 리인액터 전문인임.
일본제국 헌병대, 캠페타이는 일본군이 관련된 학살이나 고문등 각종 전쟁범죄를 일으키고 다님 (나치 친위대를 생각해보면 비슷함)
악명높은 731 부대 (인체 실험재료를 수송 공급 관리하고 부대보안을 유지하는 역할을 함)와 종군 위안부를 관리하고 통제한 것도 헌병대임.
731 부대 기념사진
당시에는 군국주의 일본의 군에 대한 미칠듯한 권위 부여 때문에 경찰서장급 인사라도 헌병대 상등병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했음
헌병대 대좌쯤 되면 지역민들 수천명은 그냥 목숨줄을 쥐고 있다고 보아도 됨. '군을 통제할 수 있는 분은 천황폐하뿐이다'라는 모토로 온갖 패악질은 다 일삼고 다님. 당시의 썰로는 조선에서 헌병대 차량이 달릴 때 앞에 얼쩡대는 사람에게는 경고없이 총을 발사했다고 함 ㄷㄷㄷ
일반인이 바로 헌병이 되는 것은 불가능했고 병사의 경우 상등병 이상 (계급 자체가 상등병부터 시작) 하사관 및 장교의 경우는 타 병과 근무를 거친 자만이 소수의 확률로 선발되었다고 함. 현재 국군의 기무사령부처럼 엘리트급만이 갈 수 있는 부대라는 인식이 강함.
2차대전 종전후 미군은 1945년당시 3만6천명의 헌병대원이 근무하고 있었다고 밝히고 여기에 소위 말하는 '보조원'들이 더 존재한다고 밝힘.
1945년 8월에 헌병대는 구 일본군 조직과 함께 무장해제 및 해체를 당한다. 현재 일본 자위대의 헌병 병과는 '케이무타이'라고 불림.
3줄요약
1. 일본 헌병대는 프랑스 국가헌병대를 본따 창설됨
2. 군경찰 뿐 아니라 일반 행정 및 사법경찰 역할까지 하고 나아가 정치 비밀경찰 민 공안기관까지 해서 건드릴 자가 없음
3. 식민지와 점령지에서 많은 패악질을 저지르다가 1945년에 해산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