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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눈치란 무엇인가.

한국인의 사회상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사회성 중 일부를 묶어서 부르는 말로 주변의 상황을 스스로 파악하고 적절한 행동을 하는 능력이다. 원래 '눈이 있는 곳'을 뜻하는 말이었다는 얘기가 있다.

 

한국의 눈치 문화는 단순한 상황 판단이나 상대방의 기분 파악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집단의 암묵적인 룰과 서열 의식, 비록 상식선에서 이게 맞는 선택일지라도 분위기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거나 개인의 자존심마저도 굴욕감을 참아내면서 수시로 굽혀야 하는 고도의 처세술을 요구하기도 한다. 게다가 여러가지로 비언어적인 영역을 포함하는 개념이기에 해당 문화권에 익숙하지 않은 외부인이나 같은 한국인일지라도 타고난 성격이 이와 맞지 않을 경우,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게 하는 배타적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 한국인의 "눈치"라는 것은 극도로 인간에게 발달된 고도의 센스를 요구한다.

지금에서야 인간존중이나 배려하는 한국 사회 분위기 때문에 눈치없는 사람도 마치 그사람의 개성이나 웃어 넘기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해해주는 것일 뿐 눈치 없는 사람은 한국사회에서 자리잡기가 어렵다.

특히 한국 남성의 경우 과거 선생님이나 선후배 친구간에 학교폭력이 흔했던 사회에서 생활했던 사람, 그리고 가정폭력따위는 대수롭지 않던 시기에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눈치 문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은 군대까지 입대하게 되어서, 군 특유의 1명의 잘못이 전체의 잘못이 되는 내리갈굼과 연대책임때문에 눈치없는 자는 그야말로 시한 폭탄과 함께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 한국여자 또한 학창시절에서 여자끼리의 눈치싸움이 중요하고, 대학에 가서도 대학교 군기문화가 있던 시절에서는 여자라고 봐주는 것이 없이 남녀 모두 적용되는 눈치사회였다.

 

한국은 나이가 같고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여겨지면 편하게 다가가는 경우가 많아서 일본에 비해서 개인과 개인간의 사이가 더 자유로운 편이지만 그와 반대로 본인보다 하급자거나 서열이 낮은 상대에게는 편한걸 넘어서 독선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비춰지는 빈도가 높다.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본인이 서열이 낮을 때 상대방으로부터 눈치를 훨씬 더 요구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눈치는 나쁜 일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 생명과도 같거나 생명 그 자체로 여겨진다. 누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 뜻을 스스로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자신이 눈치 없이 행동했을 경우 분명히 뒤에서 상급자가 다른사람앞에서 자신이 씹힘 당할 각오를 해야한다. 결국 이는 자신의 주변인들 사이에서 사회적 이미지 손상으로 이어진다.

 

한국인들은 다른 사람에 관심을 자주 보이고, 대인관계와 조직 생활을 우선 중시하다 보니, 대개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여럿이 몰려다니는 것에 강하다. 유독 한국에서 사람들이 혼자 밥 먹기에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혼자 술을 마실 경우 알코올 중독 초기증상을 의심하기도 하며, 대개 혼자 다니는 사람에 반감을 갖는다.

 

특히 학교를 다닐때 내향적인 사람을 보면 이상하다며 성격을 고치는 걸 권유하거나, 본인이 손발 걷고 나서서 외향적으로 만들어주려 하기도 한다. ( 안타깝게도 주로 내향적인 사람이 한국사회에서는 학창시절 왕따나 학교폭력/직장내 따돌림을 당하는 타겟이 쉽게 된다. 특히 학창시절 같은경우 청년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배척하는 경우가 많고, 자신들 나름대로 생각에서는 자신과 똑같아 지도록 고쳐주는 것이지만, 이것이 과하면 결국 미움과 증오의 대상이 되고 "왜 너는 우리와 달라?" 라는 생각으로 자리잡게 되어 폭력의 타겟이 된다. 한국 눈치문화의 안타깝게도 검은면이다. )

 

물론 눈치문화가 꼭 나쁜것은 아니다. 말하기도 전에 미리 알아채고 자신의 일을 함으로써, 어디까지나 평균적으로 사회 속도를 한템포 빠르게 한다. 다른 사람이 요구하기도 전에 미리 센스있게 준비해두거나, 다가올 위험에 대비해두고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에서 어찌보면 파생된 것일 수도 있다.

 

요즘 한국의 젊은 세대가 다소 개인주의적으로 변해간다고는 하지만 아직 젊은 세대들도 혼자가 되는 것을 재미없어 하는지라 친구들과 모여서 밥 먹고, 술 마시고, 놀러 다니는 것에 더 강하다. 거기다 혼자 다니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대다수인데, 이러한 것은 내향적인 것과 외향적인 것과는 별개로 존재한다.

 

한국은 헤어스타일부터 외모까지 사회에 유행이 돌면 대부분 한국인들은 그 유행에 따르는데 물론 다른 국가도 패션의 유행이 있지만 개개인이 유행에 약간의 변화를 주고 주고 개성을 꾀하는 반면 한국인은 철저하게 유행의 기준에 맞춘다는 의견이다. 모나미룩, 투블럭, 뿔태안경, 남친룩, 스트릿, 미니멀, 아메카지 등등 유행이 돌때 이것을 편승하지 못한 자는 이 또한 집단에서 눈치없는 자가 된다.

 

그렇다 보니 한국인들이 패션에 관심이 많고 많이 꾸민다 하더라도 국제적인 패션 트렌드를 이끈다거나 선도하는 경우는 지금까지는 거의 없다. 주로 외국(특히 일본)에서 몇 년 전에 유행했거나 현재 유행하는 스타일이 한국에 그대로 수입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일본인들은 문화적으로 칼같이 질서를 지키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없이 타인(타집단)을 침해하거나 자신(자기 집단)이 침해받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규칙을 어기는 사람이나 단체를 배척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타인을 침해하는 것을 혐오하는 그들의 문화를 '메이와쿠'라고 한다. 개인주의적으로 규칙만 준수하고 주변에 민폐만 끼치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터치하지 않는 사회인 일본이 더 편할 수 있다. 

 

일본이 많이 경직된 사회라고 생각하지만, 어떻게보면 한국은 일본보다 더 경직된 사회이고 유교사상을 바탕으로하여 직장내 연공서열과 위계질서가 결합하여 한국에서 삶은 고도의 센스가 필요한 눈치의 기술이 없다면 살기 힘든 경직된 사회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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