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9꿈사
커뮤니티에 공무원 면탈자 글이 올라와서..
그냥 공무원 면접이 어떤 느낌인지 체감하고 싶은 게이들 보라고 올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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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데 글을 쓰려니 쑥스럽네요. 하지만 절박한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해서 글을 올립니다.
나이가 있는 몇 분이 면접에 관해 글을 쓰셨던 데 저도 면접 준비하면서 답답한 면이 있었습니다. 먼저 ‘최근 1-2년 혹은 학창시절’로 시작되는 사전조사서부터 막혔습니다. 지금 이 나이에 공무원 시험 보는 사람이 최근 1-2년 직장에서 좋은 경험이 있을 리 없고 학창시절은 20년 전인데 기억도 잘 안나고 답답했습니다. 학원 강의가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지만 사회생활 경험이 있고 부양할 가족이 있는 응시자에게는 맞지 않는 측면도 있었습니다. 사실 학원 강의라는 것이 속성상 3%에 해당하는 40세 이상 응시자에게 맞춤형일 것을 바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봤던 면접 후기(서울시 중심)와 면접 준비 과정을 올립니다. 이 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지루하더라도 최대한 자세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올해 41세로 아이가 한 명 있습니다. 국가직과 서울시직 일반행정에 응시를 고 준비기간은 작년 11월에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이것저것 합치면 국가직 기준으로 여유있게 잡아 7개월 정도 됩니다. 그리고 결과는 운이 좋아서 국가직은 마킹 실수가 있기 했지만 94점, 서울시직은 92점이 나왔고 두 곳 모두 최종합격했습니다.
1. 면접후기
국가직은 개인 경험 중심이므로 후기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고 서울시 면접 후기를 올립니다.
(1) 도착과 대기
강남역에 상당히 일찍 도착을 해서 면접 장소까지 걸어갔습니다. 이유는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한 것도 있었고 만약 나이가 있는데 젊은 동료들과 잘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한다면 ‘오늘 강남역에서 여기까지 걸어온 것은 제가 유일할 것입니다’라는 답변으로 시작해서 어려운 일도 꺼리지 않는 자신감이 있다는 면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도 있었습니다.
그 후 대기를 하면서 접수를 받는 공무원들끼리 하는 ‘남자는 72년생도 있더라’라는 얘기를 화장실 가다가 우연히 듣게 되었고 마음이 가볍지 만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상태로 3시간 30분 정도를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모두 영어면접을 외우고 있었는데 제 의견으로는 사실 이것보다는 긴장감 해소를 위해 잠깐이라도 잠을 자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
(2) 실제 면접
대화식으로 적도로 하겠습니다.
면접위원장: 나이가 있는 데 필기 합격한 것을 보면 열심히 한 것 같습니다.
답변: 격려의 말씀으로 듣고 더 분발하겠습니다.
면접위원장: 그냥 편하게 하시면 됩니다.
답변: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면접위원장: 서울시는 많은 NGO를 후원하고 있는 데 모든 NGO를 후원할 수는 없습니다. 후원 NGO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에 대해 말해보세요.
답변: 공익성과 미풍양속 등을 계승하는 역사성 그리고 합법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자기 소개를 예상했었기 때문에 속으로 매우 당황했지만 다행히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습니다.)
면접위원장: (혼잣말로) 역사성이라, 답변이 독창적인데 나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답변: 제가 평소 문화 쪽에 관심이 있어서 그렇게 답변드렸습니다.
면접위원장: 기준이라는 것은 시대가 지나면서 바뀌게 된다. 이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폭에 대해 말해 보세요.
답변: 기준의 변화는 조례에 반영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공무원이기 때문에 조례를 따르면서 그 속에서 융통성을 발휘해야 될 것 같습니다.
면접위원장: (면접위원장께서 조례에 대해 제가 잘 모르는 점을 말씀하셨는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답변: 죄송합니다. 말씀한신 내용까지는 파악을 못했습니다. 앞으로 말씀 하신 내용 꼭 숙지하도록 하겠습니다.(고개 숙여 인사를 했습니다)
면접위원장: 아니예요. 그런 의미로 한 말이 아닙니다. 조례가 본인의 생각과 다르다면 어떻게 할지 얘기해 보세요.
답변: 일단 공무원인 이상 조례를 따라야 합니다. 그리고 조례가 잘못됐다면 일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현실적으로 나타날 것이고 그 때 조례안을 주도적으로 제출한 시의원을 설득해 보겠습니다.
면접위원장: 시의원을 설득해 보겠다?
답변: 예, 그렇습니다.
면접위원장: 한 단체가 지원단체에서 탈락돼서 매우 화가 났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답변: 매우 화가 났다면 한 번이 아니라 몇 번 탈락됐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단 제가 욕을 많이 먹더라도 분풀이 하는 얘기를 들어주겠습니다. 그리고 진정이 돼서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하도록 만들고 그 때부터 합리적인 대화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면접위원장: (다시 아까의 질문으로 돌아감) 시대가 바뀌면 기준도 바뀌는 데 그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폭에 대해서 말해보세요.
답변: 미풍약속 등을 계승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요즘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만큼이나 말 할 때 욕을 잘 하는 데 이는 하향평준화이기 때문에 남녀평등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전통이라는 것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데 이바지해야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이 정도를 기준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면접위원장의 질문이 끝나고 왼쪽 면접관의 질문이 시작됐습니다. 편의상 면접관2로 하겠습니다.)
면접관2: 봉사활동을 많이 하셨네요.
(머릿속으로는 ‘아닙니다. 부끄럽습니다’라고 답변을 해야된다고 생각했는데 면접위원장의 질문에 답변하느라 에너지를 심하게 썼는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저는 봉사활동에 대학 때 했던 야학과 최근 아동센터에서의 봉사활동 그리고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아이 이름으로 유니세프에 기부해 온 것을 썼는데 아이 이름으로 한 기부가 좋은 인상을 준 것 같습니다.)
면접관2: (지역 아동센터에서의 봉사활동에 관한 평범한 질문과 답변이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면접관2: 서울시는 많은 복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가장 관심이 있는 분야가 무엇입니까?
답변: 주택정책입니다. 박원순 현 시장님이 취임하기 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서울 시민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분야는 주택분야였고 저 역시 여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면접관2: 주택정책이면 주로 공공임대주택인데 임대주택은 평수가 작아서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많습니다. 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하겠습니까?
답변: 이틀 전 뉴스에서 2030년이(지금은 정확한 연도가 기억나지 않음) 되면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많아질 것이라는 보도를 봤습니다. 아마 지금 큰 평수의 아파트에서 사시는 분들은 연령대가 40,50대 일 것입니다. 그래서 작은 평수가 이 후 후손들을 위한 정책임을 설명하면서 설득하겠습니다.
면접관2: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시청에 와서 지역민들이 항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역주민들이 임대주택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무엇을 보상으로 해 주면 될지 생각을 말해보세요.
답변: (잠깐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한 후 답변을 시작했습니다.) 임대주택이 소형이면 공간이 남을 것이고 또 서울시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휴식공간이나 문화 공간이기 때문에 이런 시설을 지어주겠습니다.
면접관2: (웃으시면서) 대답 잘 했네요. 실제로 가장 많이 원하는 게 그런 시설입니다. 저는 이만 됐습니다.
(역시 머릿속에서는 감사합니다라는 답변을 하라고 명령했지만 몸이 따르지 않았습니다. 오른 쪽 면접관님이 제일 젊으셨고 사실 저하고 동년배 혹은 잘해야 몇 살 차이가 안나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면접관님도 내내 약간 긴장한 표정이었습니다.)
면접관3: 준비는 얼마나 했나요?
답변: (스터디 할 때 너무 짧으면 좋지 않다는 충고가 있었기 때문에) 작년 초부터 했습니다.
면접관3: 대략 2년 잡으면 되겠네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면접관3: 다른 시험도 보셨나요?
답변: 솔직히 말하면(면접에서는 상사는 나이가 적어도 하늘이라는 태도를 언제나 잊은 면 안 되는 데 나이 비슷한 분이 앞에 있자 저도 모르게 말씀드리자면이 아니라 말하자면이 나와 버렸습니다.) 제가 이번이 첫 공무원 시험이기 때문에 경험도 필요했고 해서 국가직 시험을 보았고 운 좋게 필기를 합격한 상태입니다.(원래 준비한 답변보다 부족한 답변이었습니다.)
면접관3: 10년 후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 말해보세요.
답변: ‘늦게 배운 도둑이 밤새는 줄 모른다’고 늦게 시작한 만큼 업무에는 욕심을 낼 생각입니다. 그래서 방송통신대학 등을 통해 역사나 한국학 전공을 하고 일본어와 중국어를 익혀서 문화재 환수에 이바지 하고 있을 것입니다. 직급은 제가 행정학에서 배우기로는 6급 이하의 경우 5년마다 근속 승진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큰 사고를 치지 않는다면 7급이 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실제로는 답변이 왔다갔다하면서 조금 길어졌습니다)
면접관3: (답변이 길었던지) 어쨌든 승진보다는 업무에 치중하겠다는 말이지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면접관3: 혹시 영어면접 가능하시겠습니까?(주민등록번호를 보시고 이런 얘기를 한 것 같습니다. 이 얘기를 들으면서 서울시도 면접관들이 필기 점수를 모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답변: 할 수 있습니다.
면접관3: (영어로) 시청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외국인이 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답변: (영어로) 제 능력이나 권한 내의 일이라면 제가 처리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잠깐 기다려 달라고 얘기를 하고 그 일을 처리할 있는 능력이나 권한을 가진 동료를 데려 오겠습니다.
면접관3: 다 하셨나요?(약간 당황한 얼굴로 물어보셨는 데 아마 May I help you? 나 What can I help you? 정도를 예상했다가 다른 답변이 나와서 그랬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답변: 예.
면접관 3: 잘 하셨습니다.
면접위원장: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해 보세요.
답변: ‘함께 만드는 서울, 함께 즐기는 서울’이라는 표어를 보면서 저는 세 가지 기쁨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먼저 고생했던 아내에게 합격의 기쁨을 전해주고 싶고 두 번째로는 민원인들에게 민원이 시원하게 해결됐다는 기쁨을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20년 후 정년퇴직할 때 모든 분들에게서 ‘국민을 우러러 한 줌 부끄럼 없는 공무원이었다’라는 평가를 받는 기쁨을 제 스스로에게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이 말을 할 때 모두 활짝 웃으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것을 쏟겠습니다.
면접위원장: 수고하셨습니다.
(일어나서 인사를 하고 문을 나오기 전에 목례를 한 번 더 하고 나왔습니다.)
(면접 끝나고 든 느낌은 내가 행정고시 면접 온 것도 아니고 9급 지원자에게 뭐 이런 질문을 하나하는 것이었고 나름대로 면접위원장님과 두 번째 면접관님의 질문에 대해서는 선방했는데 이때 에너지가 고갈돼서 그런지 오히려 평소 계속 연습했던 내용의 세 번째 면접관님의 질문에는 스스로에게도 만족하지 못할 답변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2. 면접 준비에 관한 의견
(1) 면접 준비에서의 원칙
필기시험 점수만을 믿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시험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답변은 ‘상식과 부합되게’ ‘면접관의 입장에서’ ‘업무에 대해서는 적극성’이라는 것을 원칙으로 삼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업무에의 적극성은 중요한 데 자신의 경험과 처지를 진실되게 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감상과 하소연으로 흐를 수 있는데 면접관은 결코 하소연을 들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직 관심은 업무를 할 수 있는가를 보는 것입니다.
(2) 학원강의와 스터디
처음 공무원 면접을 접하기 때문에 강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직장생활 경험이 있고 가장인 저에게는 부족했고 한 강사의 경우에는 권하는 대답이 '내가 면접관이라면 하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스터디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하는 것이 좋습니다. 50대 분께서 받아줄 스터디가 없을 것 같아서 아예 안했다고 했는데 저도 몇 번 거절당하면서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고 적게는 10살, 많게는 조카뻘 되는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이었습니다. 하지만 거절당하면서 계속 연락을 했고 강북권에서 하는 스터디 두 곳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스터디는 무엇보다 제 자신에게 젊은 분들과 잘 지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습니다. 처음 스터디 모임 갔다 온 날 제 아내가 표정이 정말 좋아졌다는 말을 할 정도였습니다.(이런 점에서 스터디 같이 한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면접 막판에는 2개의 스터디를 더 해 총 4개를 했고 만약 면접에서 나이 적은 동료, 상사와 잘 지낼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면 면접을 위해 40명 가량의 나이 적은 분들을 만났기 때문에 가장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었을 것입니다.
(3) 표정
한 집안의 가장이 지금 취업 준비하면서 표정이 밝을 수 없습니다. 저도 스터디가 없는 날이면 거울 보면서 매일 1,2 시간씩 혼자 모의 연습과 표정연습을 했는데도 스터디 모임에서 가장 많이 지적받은 것이 ‘좀 웃으세요’라는 것이었습니다. 20대 같은 밝은 미소는 힘들겠지만 ‘합격하면 웃겠다’가 아니라 ‘웃어야 합격한다’라는 정신으로 웃어야 합니다. 그래도 영 미소가 안 되면 나이에 맞게 여유 있는 표정이라도 연출해야 합니다.
(4) 지원동기
나이 들어 공무원 공부하는 사람치고 전직장이 잘됐는데 공무원 공부 시작한 사람은 잘 나가는 배우자를 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에게는 아킬레스건이고 좋은 인상을 주기 참 힘든 질문인 것 같습니다. 학원 강사들도 크게 ‘원래 젊었을 때 꿈을 좇아서’를 강조하는 입장과 ‘솔직한 입장을 바탕으로 이 후 각오’를 강조하는 입장으로 나뉘는 것 같은 데 저는 후자를 선택해서 ‘전의 직장은 길게 일할 수 없었다는 점 + 나의 장점과 공직의 연관성’+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아빠의 모습'을 담는 내용으로 준비했습니다.
한 면접 모임에서 저와 동갑인 분이 ‘원래 젊었을 때의 꿈을 좇아서’라고 지원동기를 말하는 것을 보았는데 솔직히 별로 와 닿지 않았고 지금 생각해보면 표정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자신의 원래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면 이 얘기를 할 때 표정에 흥분과 기쁨이 묻어나야 되는 데 그렇지 않고 어두웠습니다. 그리고 40, 50대까지 한 직장에서 성공적으로 근무했다면 최소 월수입 3,4백이고 또 아이들에게 한 참 돈 많이 들어갈 시기인데 오로지 자신의 꿈을 위해 월 4백을 포기하고 월 1백5십짜리 9급 공무원에 지원했다? 꿈 때문에 공무원 시험을 본 것이 사실이라면 존경받을 일이겠지만 만약 거짓으로 말한다면 티가 날 것 같고 솔직히 제가 면접관이라면 별로 신뢰가 가지 않을 답변인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주의할 필요가 있는 것은 대부분의 분들은 그렇지 않은 데 대학을 막 졸업하고 경험이 없는 사람의 경우 간혹 가정이 있는 사람들의 이런 지원 동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데 이런 의견은 아예 무시하셔도 됩니다. 한 조인트에서 저의 지원동기를 말했더니 한 검찰직 지원자가 ‘동정에 호소하는 것 같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사실 제 느낌은 ‘정말 싸가지 없는 철부지 어린애’라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모의 면접 하면서 보니까 아니나 다를까 남의 입장이라고는 한 번도 이해해 보려고 한 적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5) 중복합격
특히 20대의 경우에는 이 시험 저 시험 다 보면 젊은 사람이 도전정신 없이 안정성만을 찾는 다는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식이 3일을 굶으면 가장이 남의 집 담장을 넘어도 비난만 할 수 없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면접관들 모두 가정이 있는 분들인데 한 집안의 가장이 다른 시험을 봤다고 해서 떨어뜨릴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답변은 서울시 기준으로 ‘원래 목표는 서울시였지만 가장이라는 짐 때문에 다른 시험을 보았다. 하지만 서울시가 된다면 나의 꿈과 가장으로서의 역할 모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사람보다 열심히 할 자신이 있다’ 정도의 내용을 담으면 어떨까합니다.
(6) 업무에 관한 질문(10년 후의 모습, 상사와 동료와의 관계 등등)
학원에서 가르쳐주는 답변이 아니라 본인의 경륜에서 나오는 신선한 답변을 한다면 나이가 있는 분들에게는 점수를 딸 수 있는 기회입니다. 두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10년 후의 모습, 어떤 공무원이 되겠냐 등등의 질문이 오면 100이면 100명 모두 면접강사들이 얘기하는 답변인 ‘위로는 상사에게 인정받고 아래로는 부하 직원에게 존경받는 상사가 되겠습니다’라는 아무 내용 없는 답변을 천편일률적으로 말합니다. 제가 면접관이라면 솔직히 탈락 점수를 주겠습니다. 직장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오히려 전의 직장에서 이런 기술을 익혔기 때문에 공직에 이렇게 적용해서 업무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겠다는 포부를 밝힌다면 좋은 점수를 딸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상사나 동료가 부정행위를 했을 경우’등등의 직장 내 인간관계에 관한 질문인데 역시 천편일률입니다. ‘스스로 바로 잡도록 유도하고 안 되면 법이나 규칙에 따라 행동하겠다’인데 저는 스터디를 하면서 위의 답변과 더불어 동료가 어려운 사정이 있는지 알아보고 그렇다면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동료애를 보여주는 답변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7) 봉사활동
직장 생활 하면서 봉사활동 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있다면 형편 닿는 대로 아이 이름으로 기부를 해 보는 게 교육상도 그렇고 면접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모의 가치관과 바람이 가장 명확하게 보이는 것이 바로 아이의 교육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면접관들도 한 명의 부모이고 부모가 아이 이름으로 꾸준히 기부를 해 온 의미를 다 알 수 있습니다. 상식이 있다면 아이 이름으로 꾸준히 기부를 해 온 부모에게 나쁜 점수를 줄 면접관은 없을 것입니다.
(8)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말은 크게 ‘감성에 호소하는 말’과 ‘업무에 대한 포부’를 담으면 될 듯합니다. 저 의 경우는 ‘아내에게 기쁨을’을 그리고 ‘국민을 우러러 한줌 부끄럼 없는 공무원’이라는 것을 통해 위의 두 가지 것을 담고자 했습니다.
(9) 국가직 면접의 경우
자신의 처지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것은 동정을 사는 것이 아니라 면접관의 경우에도 수험자를 아는 만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전조사서나 사전조사서에 대한 추가 질문에서 이런 부분을 보이시면 됩니다.
저의 국가직 면접을 말씀드리자면 면접관은 한 분은 남자, 한 분은 여자였습니다. 그리고 저의 8명중 4명만이 참가를 했고 일반행정의 경우 전체적으로 미달이라 그런지 질문은 매우 평범했고 심지어 시간도 안됐는데 이만 가셔도 됩니다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기억나는 질문 중 두 가지 질문만 적도로 하겠습니다.
첫째, 힘든 시기에 주변 분들이 도움을 줬다는 답변을 하자 구체적으로 답변하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답변 내용 중 하나가 결혼할 나이가 되자 주변 분들이 ‘친척, 부인의 가장 친한 친구 등’ 많은 분을 소개시켜주었다는 것이고 이 답변이 끝나자 남자 면접관께서 ‘사회생활 잘 하셨나 봅니다, 공직에도 사회생활 잘하신 분들이 필요합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유치해 보이지만 남자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친한 분이 자신의 친척이나 부인의 가장 친한 친구를 소개팅시켜 줄때는 그 사람에 대한 상당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이런 반응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생각해보지 못했지만 국가직은 경험 중심이기 때문에 나이가 있는 경우에는 사회생활을 잘 했다는 것을 전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질문 중에는 면접 도중 아내와 아이의 얘기를 두 번 했더니 긍정의 웃음인지 부정의 웃음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자 면접관께서 웃으시면서 ‘아내를 무척 좋아하시나 봅니다’라는 질문까지 했었습니다.
시험공부 하는 동안 잠들어 있는 아내와 아이를 보면 ‘내가 어쩌다가 우리 가족을 이 지경까지 만들었나’하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미안함과 절박함이 힘이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분 중 저와 비슷한 처지의 분이 있다면 절박함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지금은 7급도 한 번 해볼걸이라는 미련과 또 나이가 있어서 이 후 어디에서 어떤 사람과 근무를 할지 걱정도 되지만 이것보다는 밤에 아내와 아이의 잠든 모습을 여유를 갖고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가장의 짐을 져야하는 모든 분들도 내년에는 여유를 반드시 되찾을 실겁니다. 제 글이 이 여유를 찾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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