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개발 / 동기부여 / 승진 / 썰 ] 일본 맥도날드 - 말단 직원부터 사장까지 오른 전설적인 인물 "카모가시라 요시히토"이야기.JPG
이 인상 좋게 생긴 스킨헤드 아저씨의 이름은 카모가시라 요시히토.
알바생의 전설로 불리는 인물이다.
에히메현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를 졸업하자 대학교에 가지 않고 19세 때부터 동네 맥도날드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1992년의 일이다.
일본은 혼슈, 큐슈, 홋카이도, 시고쿠 4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은 다들 알겠지?
에히메는 시고쿠에 위치한 곳으로 혼슈나 큐슈에 비하면 항상 발전이 한발 늦어지는 곳이다.
카모가시라가 고교를 졸업했을 때에는 시코쿠에 당시 맥도날드가 그렇게 흔치 않던 시절이었다.
패스트푸드, 그것도 아메리칸 패스트푸드를 머리털 나고(당시엔 머리털 있었다) 처음 접한 카모가시라는 맥도날드와 사랑에 빠졌다.
그는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맥도날드에서 노무노무 즐겁게 알바를 뛰었다. 4년간.
에너지 넘치는 알바생을 눈여겨보던 맥도날드 점장은 카모가시라를 일본 헤드쿼터에 추천했고
카모가시라를 높게 평가한 맥도날드 저팬은 그를 새로 생기는 야마가타현의 새 가게의 매니저로 임명한다.
야마가타현도 지방이다.
그런데 도쿄 헤드쿼터의 높으신 분들이 놀라 자빠질 기적이 일어났다.
한달만에 8명이던 알바생을 30명으로 늘려야 할 정도로 장사가 너무 잘되었던 것이다.
더 대단한 사실은,
불과 2년 후에, 야마가타의 작은 맥도날드 매장이 일본 전국의 맥도날드 매장들 중 고객만족도 1위, 매출 성장률 1위, 종업원 만족도 1위를 기록한 것이다.
맥도날드의 매장 운영 방식은 정해져 있는 것이 많다. 점장의 재량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알바생들의 훈련 정도 밖에 없었다.
그리고 카모가시라는 알바생들이 어떤 상황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가를 계속 체크했다.
시급은 정해져 있다. 그래서 포상을 약속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점장의 말 한마디, 지시를 내리는 방식 등이 알바생들의 퍼포먼스에 큰 역할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카모가시라는 자신이 화술에 놀라운 재능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삐딱하게 말하자면 노예들을 더 열심히 일하도록 감언이설로 구슬리는 수법에 불과하겠지만 결국 그것이 고객만족도 1위를 달성하는 원동력이었다.
어차피 알바생이 노예라면 힘든 노에보다 즐거운 노예가 되는 게 낫다는 발상이다.
맥도날드 저팬은 20대 청년 카모가시라에게 지역의 4개 점포를 맡겼다.
여러 매장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더 높은 자리로 승진시키기 전에 실시하는 시험이었다.
그랬더니 이번에도 2년 후, 카모가시라는 맥도날드 저팬에서 수여하는 최우수 점장상을 수상했다.
2004년,
맥도날드 저팬은 고졸 알바생 출신의 카모가시라를 매장을 시찰하고 운영에 대해 보고서를 써내는 중간관리자 오퍼레이션 컨설턴트로 승진시켰다.
2007년,
맥도날드 저팬은 카모가시라를 미국 맥도날드 본사로 보내어 연수를 받게 한다.
그리고 미국 본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카모가시라는 저팬 매장 운영 서포트 총괄 매니저에 임명된다.
영어를 전혀 못하던 카모가시라를 미국에 보내기로 결정한 맥도날드 저팬의 사장이 미국 본사에서 파견 온 사라 카사노바(Sarah Casanova) 사장이었다.
카사노바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일본의 딱딱한 기업 문화를 바꿔보고자 명함을 기존의 직사각형에서 햄버거, 콜라, 프렌치프라이 모양으로 바꾸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게 명함들. 뒷면에 이름과 연락처 등이 씌여 있다.
그러나 카사노바 사장의 의도와 달리 현장의 점장들로부터는 불평이 쏟아졌다.
이렇게 유치한 디자인의 명함을 갖고 다니면 쪽팔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맥도날드부심이 가득하던 카모가시라는 매우 기뻐했다.
카모가시라는 대학교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고향에서는 그가 여전히 일용직을 전전한다고 생각했다.
이 새로운 디자인의 명함 덕분에 카모가시라는 자신이 맥도날드에서 일한다는 것을 단숨에 증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를 측은한 눈으로 보던 고향 친구들의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을 보고 너무 신난 카모가시라는 맥도날드 본사에 찾아가서 카사노바 사장에게 이 디자인은 매우 참신하다며 자신이 겪은 일을 토막 영어로 설명했다.
그러자 카사노바 사장이 너무나 유창한 일본어로 "미스터 카모가시라, 당신 같은 직원들이 많아져야 합니다"고 말하는 걸 듣고 처음에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괜히 되지도 않는 영어로 떠든 게 창피했다.
하지만 카사노바 사장은 "일본에서는 직원들이 사장에게 본심을 이야기해주지 않습니다. 서면으로 의견이 올라오지만 직접 물어보면 이미 올라온 보고와 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당신같이 자신이 느낀 것을 사장에게 직접 말해줄 수 있는 직원이 필요합니다"고 칭찬하고 카모가시라를 미국 본사에 연수를 보냈다.
카모가시라는 많이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저는 영어를 못합니다."
카사노바 사장은 걱정하지 말라고 격려해주었다.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럼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용기입니다."
그리고 카사노바 사장의 기대대로 카모가시라는 맥도날드 본사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맥도날드에서 카모가시라는 Human Resources Development Manager를 맡았는데, 그의 업무는 알바생들의 훈련이었다.
알바생으로 시작했던 그가 일본 전국의 알바생들을 지도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맥도날드 저팬이 고용하는 알바생들은 17만명이라고 한다.
그 중 8만명의 지도 프로그램을 카모가시라가 관리했다.
단일 매니저가 관리하는 숫자로는 최대 규모였다.
그런데 인사 업무를 하면서 육성에 재미를 느낀 카모가시라는 서서히 가치관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는 맥도날드에서 일하고, 맥도날드를 찾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게 최우선이었다.
하지만 알바생들을 훈련시키면서 그는 '알바'의 특성상, 일정 이상 서비스의 레벨이 향상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좀더 이상적인 서비스 향상, 조직 운영을 위해서는 알바생에서 머물지 않는 인재들을 키워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맥도날드 저팬에서의 성공적인 커리어가 보장되어 있는 상황에서 카모가시라는 2010년 맥도날드를 퇴사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접객, 이상적인 조직 관리를 위한 컨설팅 회사를 설립했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지 아이디어만으로는 부족하다. 우수한 서비스와 직원이 몇명이든 간에 조직 관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것이 카모가시라가 '관리의 끝판왕' 맥도날드에서 배운 것이다.
다만 카모가시라는 자신의 성공담이 단지 "하고 싶은 말만 하면 인재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례로 보여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첫째,
조직에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조직을 비판해서는 안된다.
조직을 비판할 자유는 있지만 조직을 비판하는 사람이 출세하는 경우는 일단 없다.
예스맨이 되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높으신 분에게 어그로 끈다고 보여지면 그 조직에서는 확실하게 앞길이 막힌다.
카사노바 사장이 카모가시라의 의견을 주의깊게 들은 것은 그게 자신의 방침에 부합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 해도 자신의 방침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주의깊게 들어줄 사람은 없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 윗사람들이 나의 충심을 몰라준다 등등 투정을 해봤자 소용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지지해주는 사람을 선호한다. 윗사람이 예외일 거라고 기대하지 말자.
둘째,
조직을 위해 비판을 한다면 대안도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대안이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앞서 말한 명함을 예로 들면, 명함의 새로운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하던 사람들은 많았다.
그들 중 대부분은 대안이랍시고 "과거의 직사각형 디자인으로 돌아가는 게 낫다"고 했다.
높으신 분들은 과거가 마음에 안드니까 그들 딴에 참신하다고 보는 아이디어를 도입한 것임을 잊어선 안된다.
카모가시라는 주어진 상황에서 뭔가를 해보려고 계속 시도했고,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 사람이었다. 결국 높으신 분들은 그런 사람에게 기대를 걸게 된다.
셋째,
카모가시라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인드, 즉 자기 일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라고 강조한다.
아무리 예스맨이 되어도 본질이 되는 마음이 없다면 높으신 분들은 속지 않는다.
자신의 아첨에 윗사람이 속아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 자체가 어리석은 실수이다.
맥도날드처럼 매뉴얼이 다 정해져 있는 기업에서 카모가시라가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맥도날드를 위하는 마음이 있으니까 가능한 것이다.
그런 마음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열심히 일하려고 해도 한계가 오기 마련이다.
맥도날드 본사가 카모가시라에게 높은 평가를 내린 것도 맥도날드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세줄요약
1. 영어를 못하는데도 과감하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건 그냥 기본이다.
2. 조직에서 승진하는 사람들은 조직에 대한 애정이 있고, 대안 없는 비판은 하지 않는다.
3. 그러한 노력이 인정받고 나서야 비로소 비판을 해도 높으신 분들이 귀를 기울여주는 것이다.